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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 모씨(36). 그는 얼마 전, 동기들보다 한 발 앞서 과장으로 승진하면서 회사에서 새롭게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팀장을 맡아 크게 고무됐다.
하지만 막상 업무가 진행되자 고전을 거듭하며 큰 어려움에 빠지고 말았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회사의 기대는 높았지만, 새로 생긴 업무라 전례가 없으니 업무 추진이 막막할 뿐 아니라 지원 네트워크 역시 잘 짜인 상태가 아니었다.
새로운 직책에 새로운 업무, 우왕좌왕하는 부하직원들까지, 도무지 앞이 막막한 A씨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 승진을 마다하는 직장인이 있을까?
대개의 직장인들에게 ‘승진’은 최고의 보람이자 기쁨의 순간이다. 그러나 승진하는 순간이 목표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사실을 잊은 많은 직장인들이 승진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패배의 나락으로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시로 구조조정이니 명퇴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승진이 빨라봤자 생명만 단축된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기업 컨설턴트이자 인사 분야 베테랑인 신시아 샤피로(Shapiro)는 승진의 기쁨 뒤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천만한 이면에 대해 경고한다. 샤피로는 지난 2월 출간돼 지금까지 20만부가 넘게 팔리며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서돌)의 저자다.
★ 승진의 함정
샤피로는 우선 직장에서 위치가 올라갈 때마다 새로운 함정이 도사리고 있으며,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승진한 직장인들은 이 함정에 빠져 좌천되거나 해고되거나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게 된다고 경고한다.
승진은 이직만큼이나 실패의 위험성이 큰 변화의 과정이므로 이직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따지고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직책을 맡게 될 때에는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리인지’, ‘전임자는 어떻게 되었는지’, ‘왜 그 자리가 공석이 되었는지’, ‘어떤 책임이 따르는지’를 잘 알아보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 관리자의 자세
처음 관리자가 된 사람들은 마치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 될 것처럼 느끼며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 들기 쉽다. 즉시 주위의 모든 것을 개선하려 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상사의 잘못을 지적하고, 팀원에게는 미래의 청사진을 펼쳐 보인다.
하지만 샤피로는 이러한 행동들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 다른 모든 사람들을 따돌리는 치명적인 실수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자신을 ‘증명’하려 애쓰는 대신 조직의 성공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이런 봉사정신이야말로 원하는 것을 가장 바르게 성취할 수 있는 윤활유라는 것이다.
부하직원과의 관계
‘나 혼자 다 처리하게는 게 낫겠어.’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은 상사가 있을까? 특히 새로 부임한 관리자들의 경우, 과도한 열정과 목표의식에 업무를 위임하지 못하고 모두 껴안는 경우가 있다. 샤피로는 업무를 위임하지 않은 채 모든 것을 혼자서 완벽하게 해내려는 모습은 주위를 더욱 불안하게 할 뿐 아니라 결국 과도하게 힘을 소진하게 하고, 가장 중요한 팀워크를 파괴한다고 경고한다.
관리자는 자원의 하나가 아니라 자원을 운영하는 수장이다. 따라서 관리자는 팀원들을 독려하고, 협력하게 만들어 회사의 핵심축으로 구축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팀원들과 한편이라는 신뢰를 주고, 팀원들을 성장시키는 일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승진’은 반드시 ‘성공’으로 가는 비상구나 ‘행복’을 가져다주는 꽃마차가 아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신시아 샤피로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승진의 함정’을 현명하게 피해가야만이 그 뒤에 다가오는 ‘진짜 승진’의 사다리를 탈 수 있는 것이다.
박응식기자 ntc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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